 |
(좌측부터) WTF 조정원 총재, KTA 홍준표 회장, 낫 인드라파나 IOC 위원이 코리아오픈 참석자들을 환영하며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
“WTF 총재는 누가되어도 상관없다.”, “태권도의 세계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두 문장을 가지고 코리아오픈 현장이 잠시나마 오해와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18일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과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선거 후보자인 낫 인드라파나 IOC 위원은 개회식 직후 VIP룸에서 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조영기 상임부회장과 이승완 상임고문, 팬암연맹 최지호 회장 등이 동석했다.
개회식 후 열린 환영만찬회에서 참석자들은 “홍준표 회장이 WTF 수장은 한국인이던 외국인이던 누가되어도 상관 없다.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는 소문의 진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두었다.
이 발언은 홍 회장과 낫 위원의 만남에서 나왔다고 전해지는 말 이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낫 위원을 지지하는 발언이 아니냐? 굳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 같다. 또 한번 말 실수로 구설수에 오르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환영만찬회에서 열린 낫 위원의 축사는 이를 마치 사실처럼 부각시켰다.
이날 낫 위원은 주최측의 동의를 얻어 축사(환영사)를 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는 축사가 아니었다. 마치 선거를 위해 사전에 준비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내용이 주된 논조였다.
이에 KTA 임원들은 당황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 해외 인사들도 낫 위원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환영만찬회에 참석한 조정원 총재와 WTF 관계자들 또한 이 축사로 인해 안색이 붉어지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참석자들은 마치 사전에 낫 위원측과 KTA가 논의한 듯한 인식을 가지게 됐고 해외 인사들의 항의에 KTA측은 해명하기 급급했다.
19일 만난 조영기 상임부회장은 18일 연이어 발생한 상황에 대해 “의도한 것이 아니다. 사전에 우리도 알지 못했다.”며 “홍 회장과 낫 위원의 만남에서 홍 회장이 말 한 것은 태권도가 한국에만 국한되어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시작은 한국에서 했지만 세계적인 스포츠라는 의미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것 역시도 WTF 총재선거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태권도를 국제적. 세계적 스포츠로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내용일 뿐이다.”고 확대해석을 우려했다.
KTA 양진방 전무이사 역시 이와 관련해 19일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홍 회장의 발언이 오해로 인해 왜곡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양 전무는 “회장님께서 어제 발생한 해프닝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것 같아 기자들에게 의중을 전달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운을 띄운 뒤 “대통령의 뜻이라는 말은 전후의 상황을 볼 때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발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WTF 총재는 누가되어도 상관없다는 말은 태권도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인만의 것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함이다.”고 홍 회장을 대신해 전날의 해프닝을 해명했다.
홍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낫 위원의 행동에 대해서도 만찬회 참석자들은 적지 않은 불만을 들어냈다.
“남의 잔치를 방해하는 거냐?”, “오히려 이번 기회로 낫 측은 마이너스를 안았다.”, “낫 측에 붙어 있는 사람들의 행동이 과연 옳은지 되묻고 있다.”등의 불만은 낫 위원과 그를 따르는 세력을 싸잡아 비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해프닝 중 홍 회장 발언의 논란은 조 부회장과 양 전무의 해명으로 인해 일정부문 해소됐으나 오히려 낫 위원과 그의 세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한층 높아진 것으로 사료된다.
2달도 채 남지 않은 WTF의 총재선거를 두고 낫 위원측이 국내에서 몇 차례 강성입장을 보인 데 대해 WTF측은 “신경 쓸 것 없다.”는 입장이다. “조 총재의 표심이 유리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일일이 대꾸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중론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또한 WTF의 무대응 입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최진우 기자, tkdtimes@paran.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