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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기원 중앙도장에는 기술전문위원회 위원들을 비롯해 일선 지도자 200여명이 집결했다. |
11일 국기원 중앙도장에 200여명의 태권도인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집결한 이유는 국기원 기술전문위원회(의장 고한수, 이하 기전위)가 주최하는 ‘국기원 장악음모 분쇄 태권도인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국기원 기술전문위원회 고한수 의장은 5월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결의대회를 주최함에 있어 “이번 결의대회는 국기원 소속으로서가 아닌 나를 포함한 부의장단이 태권도인으로서 자발적으로 계획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권도인으로서 국기원이 창립된 72년도부터 우리는 국기원과 함께 해왔고 ‘국기원=태권도’로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러한 국기원을 태권도인들의 여론수렴 없이 자신(문체부)들의 뜻대로만 끌고 가려하고 있어 사회적 약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이번 결의대회를 주최한다”고 밝혔다.
기전위 수석부의장인 오용진씨는 “현재상황은 태권도인 하나와 정부의 싸움이 아니다”며 “국가와 태권도의 싸움이다”고 많은 태권도인들이 자존심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함께 동참해줄 것을 강조했다.
국기원 기전위는 이를 위해 사전에 기전위원들에게 자율적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이들과 뜻을 함께할 일선 지도자들에게 이번 결의대회의 순수한 목적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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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 기술전문위원회 오용진 수석부의장의 인솔로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국기원 주위를 돌며 '국기원 장악음모 규탄'을 외치고 있다. |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이번 결의대회에는 기전위 소속 임원들을 비롯해 약 200여명의 일선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국기원 중앙도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기원 장악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국기원의 자율권을 보장하라! △국기원의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라! △국기원 법정법인 반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기원 장악음모 규탄한다! △유인촌 장관은 국기원과 대화에 즉각 응하라! △문화체육관광부의 왜곡홍보 규탄한다! △국기원 장악음모 투쟁으로 쟁취하자! △세계인의 태권본부 정부장악 왠말이냐! 등의 다소 강도 높은 구호를 외치고 ‘국기원 장악음모 규탄’, ‘국기원 사유재산권 사수’라고 적혀있는 어깨띠와 각종 깃발, 플랫카드 등을 들고 국기원 주위를 돌면서 이날 행사를 마쳤다. 또한 이들의 결의대회에는 민중가요와 꾕가리 등이 동원되어 국내 노조들의 행사를 방불케 했다.
한편 이날 국기원에는 ‘3급 사범 및 45기 생활체육지도자연수’와 국기원 시범단의 연습이 겹치며, “명분 없는 싸움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 젊은 교육생들과 시범단원들은 “각종 언론을 통해 국기원의 상황을 듣고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양자간 대립이 심하다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양보와 타협을 주장하는 정부관료들이 왜 이렇게까지 국기원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태권도인들뿐만 아니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무조건 법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시대적 착오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와 국기원의 대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태권도인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다. 법의 결정을 떠나 정부나 국기원, 두 단체 모두 일선 태권도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최진우 기자, tkdtimes@paran.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