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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태권도 공인 7단, 의정부 교육청 전문코치, 2010년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 한국대표팀 여자부 코치) |
우리 대한태권도협회에서는(이하KTA) 매 년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국가대표는 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청소년 대표를, 대학 선수들이 참가 하는 대학 대표를, 세계대회나 아시안게임, 그리고 올림픽 대표 등을 선발하는 성인국가대표 등을 선발하고, 이 대표 선수들을 합숙훈련을 거쳐 각종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시킨다. 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선수들은 매번 대회가 끝나면 예전 같지 못한 성적 때문에 지도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언성이 높다. 그 이유는 괄목할 만한 성적은 아니더라도 납득이 가는 성적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오기 때문이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태권도”하면 당연히 대한민국 이었고, 그 기량은 세계 어떤 무대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올림픽부터 세계대회, 아시안게임, 대학선수권, 청소년 대회 등 종합우승은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수준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편없는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남-녀 동반우승은 옛날 옛적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가 되어버렸고, 청소년 대회부터 성인대회까지 남-여 동반우승의 꿈은 이제 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 가다간 불과 몇 년 후에는 이마저도 차지하기 힘들 것이며, 우승기를 내놓아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평가이다.
모든 지도자들의 생각은 비슷하다. 미묘한 차이는 있겠지만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는 일맥상통 하다고 보면 되겠다. 즉, ▷대표팀 선발전 방식을 바꿔야 한다-패자부활전 까지 있어 많게는 9게임을 치르고 선발이 되는 경우, 그리고 경기 룰이 세계연맹과 틀린 문제, 태릉선수촌에서의 훈련 방식 등 ▷전임 코치 제도를 두자-세계대회에 출전하는 지도자가 처음 팀을 맡다보니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고, 선수촌에 입촌하면 행정적인 문제로 선수들 지도에 상당한 장애를 받고 있는 문제. ▷전력분석 요원을 두자-다른 나라의 선수들은 한 선수가 보통 5, 6년씩 대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력분석에 조금만 심혈을 기울이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문제. ▷호구(몸통보호대)를 일관성 있게 하여 선발전을 치르자-국내대회는 반자동 호구, 세계대회는 라저스트와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고 경기 룰이 약간 틀린 문제. ▷상비군제도를 운영하자-지난대회 우승자와 선발전 우승자를 상비군에 합류시켜 경쟁력을 갖추자는 문제. ▷태릉선수촌 훈련을 최대한 활용하자-대회 때만 한, 두 달 훈련해서는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른 최대한 태릉선수촌 사용을 활용하자는 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들은 모두 비슷하다.
문제는 대한태권도협회(이하,KTA)의 생각과 운영 방식이다. 모든 현장 지도자들이 원해도 KTA에서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어쩔 수 없이 원래의 방식대로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모든 결정은 물론 기술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결정 또한, 소수의 인원이 모여 회의를 통해 중요한 사안이 발생되면 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현장 지도자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고, 그 의견 하나하나가 KTA에 보고되고 수정이 되어 적어도 경기 분야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발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위원회의 구성은 중-고-대-실업팀에서 대표성을 지닌 지도자들을 2명 내지 3명씩 추천하고 선발하여 각 부별로 문제점들이 무엇인가? 부터 시작하여,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접목시켜 위원회에서 취합한 후, 현장의 목소리들을 KTA에서는 적극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 시키자는 취지이다.
제도권 밖에서 아무리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도 KTA의 운영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다시말해 KTA 산하에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현장 지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또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기여하자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 경기 지도자들은 우리 협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장의 경기 지도자들은 너무나도 절실히 협회에 원하는 요구 사항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협회 운영은 기술심의회 임원으로 모든 사항을 의논하고 처리하고 있다. 사실 경기 운영은 민감하고도 예민하며,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소수의 인원으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전부다 커버 할 수는 없다고 본다면 현장 지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여 운영을 한다면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 자신 그리고 개인의 이익이 아닌, 우리나라 태권도 경기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지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줘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현재도 공청회나 언론 그리고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공식적인 모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함으로써 태권도 선수들의 경기력 강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점을 찾는 방법을 구상해 봄은 어떨 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