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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태권도팀 이창건 감독 |
서울시청 태권도팀(감독 이창건, 48)이 지난 4월 6일부터 9일까지 충청북도 청주시 청주실내체육관관에서 열린 ‘제6회 한국실업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에서 여자 3인조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시청 태권도팀은 지난 2009년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장으로 취임한 임윤택 회장이 한국의 중앙인 서울을 대표하는 실업팀이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서울시와 긴밀한 협조속에 서울특별시체육회 태권도팀으로 창단했다. 이후 서울시협회는 태권도 실업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창단 이듬해 2010년 서울시청 실업팀으로 소속을 변경했다.
초대 감독으로는 영천시청, 삼성에스원 코치를 거쳐 고양시청 태권도팀 감독으로 활동한 이창건씨가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로 창단 3년째에 접어든 서울시청 태권도팀은 현재 여자선수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49kg 최유진, -57kg 왕해리, -62kg 정수지, -67kg 박소영, -73kg 오혜리 5명의 선수들은 이창건 감독의 지도아래 친자매들처럼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창건 감독은 태권도계 차세대 지장(知將)으로 손꼽히는 지도자다. 자신의 선수들 경기 이외에 타 경기를 관전하고 분석하는 그의 집중력은 많은 젊은 지도자들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이창건 감독이 고양시청을 관두고 서울시청으로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주위에서는 “지도자 공백이 3개월 이상 지속됐던 고양시청 태권도팀을 정상화 시켜놓은 이 감독이 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당시 이창건 감독은 “고양시청에서도 그래왔듯이 전국대회를 돌아다니며 각 선수들의 기량을 분석하고 가능성이 뛰어난 선수들을 발굴해 점진적으로 목표를 이뤄가는 새로운 팀을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창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1년만인 2010년에 서울시청은 -57kg 왕해리 선수를 중국 우르무치 월드컵태권도단체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배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시청팀은 이창건 감독과 왕해리, 최유진 딱 3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졸업을 앞둔 여자 선수들 중 내노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은 모두 스카웃이 끝난 상황에서 외적 성장이 아닌 내실을 다지겠다는 이창건 감독의 의지가 있었기에 소수의 선수들만으로도 팀을 꾸리기에는 충분했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이 감독의 의지는 그해 왕해리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시키며 입증됐다.
서울시청팀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서울시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보탬이 됐다.
또 서울시청팀 창단을 위해 전무이사 시절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온 임윤택 회장의 애정 어린 관심과 경기 활성화에 대한 집념이 서울시청팀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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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차분하고 점잖은 성품의 이창건 감독이지만 경기에서 만큼은 열정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작전을 주문한다. |
현재 서울시협회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전용훈련장 마련을 추진중에 있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대표하는 태권도 실업팀인 만큼 그에 걸맞는 환경을 조성해 선수들이 국내무대를 떠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선수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가 이 감독의 노력과 합쳐진 결과다.
올해 서울시청팀은 여자 3인조 단체전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57kg 왕해리 선수가 1위, -62kg 정수지 선수가 2위, -49kg 최유진 선수가 3위에 입상해 종합 준우승 타이틀을 거머줬다.
서울시청팀이 여자부 종합 2위 이름을 올린 것은 창단 3년만에 이번에 처음이다.
이창건 감독의 목표는 2011년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오혜리 선수를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것이었다. “+67kg 체급에서 금메달 후보인 프랑스의 글라디 에팡 선수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오혜리 밖에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이 목표는 올림픽 국가대표 후보를 선발하는 대회에서 부상으로 인해 오혜리 선수가 패배하며 아쉽게 차기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현재 서울시청팀은 국내 주요대회를 시작으로 국가대표 선발전 등에서 좋은 성적으로 거둬 앞으로 열릴 2013년 멕시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소속팀 선수들을 내보내기 위해 큰 꿈을 품고 맹훈련에 돌입하고 있다.
서울시청팀에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운동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창건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는다. 감독은 큰 틀의 지원과 맥을 짚어주는 전략을 짜고 선수들은 훈련 프로그램에 맞춰 스스로 자신과의 싸움을 해나가야 큰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 감독의 지도방식이 들어나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청팀 선수들은 훈련시간 이외 자유시간을 통해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병행하는 선수도 있고, 프로야구 시즌인 요즘에는 야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선수도 있다. 선수들 개개인이 자신의 기분과 몸상태에 따라 자유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훈련에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고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얻어내게 된 것이다.
또 별도의 영어강습 시간을 두어 다섯명의 선수들이 원어민으로부터 영어회화를 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소수의 최정예 팀’, ‘가족 같은 팀’, ‘꿈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팀’ 서울시청 태권도팀의 밝은 앞날을 기대해 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