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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제25대 대한태권도협회장은 1월 10일, KTA 사무국에 서신을 보내 연임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연임 도전과 불출마에서 갈등하던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이 오는 2월 5일 열리는 제26대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경상남도지사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홍 회장은 지난 10일 KTA 사무국으로 ‘존경하는 태권도 가족여러분!’이라는 서신을 보냈다.
이 서신의 주요 골자는 연임 도전을 놓고 출마를 가늠하던 홍 회장이 사실상 협회장직을 그만하겠다는 내용이었지만 KTA는 조영기 상임부회장, 양진방 사무총장, 윤웅석 기술전문위원회 의장,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이현부 회장이 모인 가운데 4인 회동을 통해 이 서신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명분을 들어 공식적으로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11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홍 회장의 서신을 두고 이사들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실상 ‘사임’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홍 회장의 뜻을 받아들이자는 측과 이 서신에 대해 아직 상임부회장, 전무이사 등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사들이 구두로 어떠한 얘기를 듣지 못한 상황이기에 직접 홍 회장을 만나 확인이 필요하다는 측간 대립이 이어진 것.
결국 12일 일부 이사들이 경남 창원에서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시범단의 '탈(TAL)' 공연을 겸해 홍 회장을 만나기로 해 더 이상의 공방은 없었지만 이날 이사회의 어정쩡한 태도는 차기 회장 선거를 두고 태권도계를 더욱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사실상 사임을 표했지만 홍 회장은 12일 자신이 보낸 서신의 내용을 뒤집고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비쳤다고 전해졌다.
12일 창원에서 홍 회장을 만난 조영기 상임부회장, 양진방 사무총장, 윤웅석 의장, 울산협회 김종관 회장, 대구협회 한국선 회장, 초등연맹 이현부 회장 등의 일행으로부터 홍 회장이 ‘한번 더 해달라’는 태권도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태권도계는 홍 회장의 ‘사임’과 ‘연임’을 두고 논란이 가중됐다. 특히 그만하겠다던 홍 회장이 채 며칠도 되지 않아 다시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알려진 것을 두고 정치인 특유의 ‘말 바꾸기’라는 비난이 줄을 이은 것.
홍 회장의 말 바꾸기를 비난한 측은 KTA 사무행정 또한 함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홍 회장이 별도의 연락 없이 10일 이 문서를 사무국에 보냈고, 자신이 25대 회장으로서 의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이사회인 11일 결산이사회에 불참했기에 사실상 이 문서를 홍 회장의 의중으로 받아들이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준비에 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몇몇 태권도계 측근들만 가지고 홍 회장의 사임의사 진위를 결정하려 했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졌다.
결국 KTA는 16일 오전 10일 홍 회장이 보낸 서신의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그의 26대 회장 선거 불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날 오전에는 양진방 사무총장이 급하게 경남도청으로 내려가 홍 회장을 만나 사실확인을 마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홍 회장보다 그에게 연임을 권유한 태권도계 인사들이 더 큰 문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연임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홍 회장에게 마치 일부 인사들이 대다수 태권도인들의 뜻인 마냥 연임 바람을 잡아놓은 것이 이번 ‘말 바꾸기’ 논란의 원인이라는 것.
KTA가 홍 회장의 불출마를 공식화 한 현재, KTA 차기 회장 후보군은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 충청남도태권도협회 나동식 회장(前 은평구의회 의장) 등으로 좁혀졌다.
홍 회장 건에 대한 논란이 이번 공식화로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 같은 당 중진 의원들이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태에서 ‘출마’, ‘불출마’ 논란이 몇 차례 반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