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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이 인사위원회 구성과 임원 공개 모집으로 태권도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가 2월 22일자로 홈페이지(www.koreataekwondo.org)에 ‘임원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김태환 회장이 당선 전부터 강조했던 인사위원회(문대성, 장정희, 서완석, 이봉, 손천택)를 구성한 지 하루만이다.
이번 임원 모집 공고는 김태환 회장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공약에 대한 약속으로 현재 태권도계는 ‘획기적 발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임원 모집 부문을 부회장, 전무이사, 이사(시.도 추천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로 정했으며, 이력서와 함께 협회운영에 관한 개인 소견서(비젼 제시)를 함께 제출토록 했다. 이력과 더불어 협회의 운영방향에 대한 개인 소견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태권도계에서 임원의 공개모집은 KTA 50년,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40년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다.
이 같은 공고가 게시된 당일에는 “혼란을 가중 시킬 수 있다”, “태권도계 정서를 잘 모르는 행동”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임원 모집 마감을 하루 앞둔 25일에는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획기적 발상이라는 평가속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선을 할 수 있도록 태권도계가 도와줘야 한다”는 반응이 크게 확산됐다.
현재 김 회장은 지지한 측에서는 이번 임원 공모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점령군으로서 전리품(보직)을 나눠가져야 하는데 이번 공모로 전리품을 공유하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에서이다.
하지만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인사들은 이번 임원 공모에 “김 회장이 당선시 밝혔던 태권도계 화합을 위해 계파간, 지역간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카드를 뽑았다”며 “모두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그를 보좌해야 한다”고 김 회장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번 임원 공모가 태권도계에 이슈로 등장한 이유는 물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전무이사를 포함안 주요 보직을 두고 근거 없는 하마평이 남발됐기 때문이다.
또 그가 19일 남양주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석해 “협회 화합이 생각보다 안되고 있다. 나와 상관없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복잡하다”고 밝힌 이후 인사위원회 가동과 임원 공모가 연이어 나오면서 김 회장의 의중을 두고 태권도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사위원회 구성과 임원 공개모집으로 김 회장은 늦장 집행부 구성이라는 비판에서 한발짝 벗어났다. 하지만 획기적으로 평가받는 인사위와 임원 공모가 꼭 만사는 아니다.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접수집계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접수마감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상당수의 태권도계 인사들이 ‘적임자’를 주장하며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권도전문언론에서도 이번 공모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되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발행인과 기자 등이 접수를 하면서 평가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임원 공모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정 보직에 대한 내정을 마쳐놓은 상태에서 공개 모집이란 카드를 꺼내 비판적인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공모에 접수한 인사들이 ‘들러리’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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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회장은 21일 인사위원회의 구성을 문대성 국회의원, 서완석 국민일보 부국장, 손천택 국기원연구소장, 이봉 가천대 교수, 장정희 기술전문위원회 부의장 5인으로 확정했다. |
임원 공개모집은 김태환 회장이 당선 후 처음으로 사무국에 내린 업무지시다. 또 인사위원회의 구성은 그가 회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한 첫 정책이라 할 수 있다.
KTA 사무국은 26일까지 이번 임원 공모에 대한 접수를 마치고 모든 서류를 인사위원회에 넘기게 된다.
현재 인사위는 문대성 IOC 선수위원(국회의원), 국민일보 서완석 부국장, 국기원 손천택 연구소장, 가천대학교 이봉 교수, 대한태권도협회 장정희 기술전문위원회 부의장 5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사무국에서 전달 받은 서류를 별도의 장소에서 모여 검토를 하게 된다.
이력서를 포함해 소견서 등의 정밀 검토와 이에 따른 논의가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인사위의 결정은 2월 말쯤 나올 예정이며, 인사위는 부회장, 전무이사, 이사에 대해 회장에게 추천하게 된다.
KTA 규약에 따르면 ‘이사는 정원의 절반 이내 범위에서 지부단체가 추천한 자를 포함하여 회장이 추천하고 총회 에서 선임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어 김 회장은 인사위가 추천한 27인의 이사에 대한 최종 결정을 마친 후 총회에서 이들을 이사로 추천해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중 전무이사의 경우는 이사회에 추천해 승인을 받아야 선임할 수 있다.
KTA의 제26대 집행부 구성을 승인하는 총회는 3월 둘째 주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상남도태권도협회가 인준을 마치지 않은 상태라 차기 총회에는 세종시를 포함한 16개 시.도협회와 5개 연맹(초등, 중.고등, 대학, 실업, 여성) 대의원 21명이 재적인원으로 예상되며, 김 회장은 과반수인 11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 집행부 구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난 선거에서 12표를 획득해 과반수 득표를 얻어 그의 집행부 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선거에서 임윤택 후보를 지지했던 8명의 대의원과 대의원 자격문제로 전임 집행부와 갈등을 빚은 세종시가 대의원으로 참석하기에 9명 반대 인사들의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 내는지 따라 김 회장의 운영능력이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임원 공개모집이 태권도계에 참신한 정책으로 환영받을 수 있을지 인사위원회의 평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