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김주훈, 원장 강원식)이 지난해 10월 12일자로 복직명령이 내려진 오대영 전 연수처장에 대한 인사위원회 소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처장은 지난해 3월 국기원으로부터 ▲명예훼손 ▲내부분란 ▲사전시험 시행 ▲인사명령에 대한 불복종 등의 사유로 해고처리 됐으나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를 요청해 지난해 10월 12일자로 복직명령을 받아 12월경부터 관리과에서 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왜 국기원이 부당해고 명령으로 복직한 직원에 대해 다시 인사위원회를 소집하려할까?
국기원은 이번 인사위 소집에 대해 “계약직 직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문제와 오대영 전 처장의 부당해고에 따른 최종 결과보고 통지가 내려와 이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위가 오 전 처장의 재징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얼마 전 오 전 처장이 원직복귀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을 노동위에 접수했기 때문이라는 것.
오 전 처장은 이번 인사위 소집에 대해 “아직 들은 것도 없고 통보받은 것도 없다. 그리고 내 인사문제에 대해 한번 해고를 당했다가 복직한 입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위 소집은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뜩이나 부당해고로 인해 국기원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노동위 문제로 곤혹을 치렀는데 원직인 연수처장으로 복직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다시 이의신청을 한다는 것이 인사권자인 원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논리다.
현재 국기원 일부 직원들은 인사위 소집에 불안해하는 눈치다. 오 전 처장처럼 임원들과의 갈등으로 자신들도 언제 이렇게 인사문제에 휘말릴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인사위가 오 전 처장의 징계를 겨냥했다고 알려지자 일부 직원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도 들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오 전 처장은 김춘근 의장과의 분란 건으로 인해 해고를 당했다가 복직했다. 마찬가지로 김 의장 역시 당시 직위 해제 처리됐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의장에 선임됐다. 누구편을 떠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오 전 처장은 노동위의 결정으로 복직됐지만 원직이 아닌 관리직으로 빠져있다. 하지만 김 의장은 해임됐다가 다시 의장으로 선임됐다. 김 의장은 이사, 오 전 처장은 직원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똑 같은 죄에 대해 다르게 처리한다는 것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인사를 감정적으로 해서는 국기원에 화합은 있을 수 없다. 부당해고 문제는 국기원의 잘못이지 오 전 처장의 잘못은 아니다. 직원으로서 불합리하다고 판단하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는데 그러한 것을 무조건 직원의 책임으로 돌린다면 누가 국기원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겠는가? 지금도 몇몇 사람들은 일보다는 줄서기에 급급해 임원들의 눈치만 본다. 국기원에 노조도 있지만 가입 직원들이 인사불이익을 우려해 눈치를 보고 있어 활동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임원들이이야 임기가 끝나면 국기원을 떠나기에 끝이라고 하지만 직원들은 큰 인사문제가 없는 한 정년까지 국기원에 있을 사람들이다. 직원들끼리는 같이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임원들이 그 분위기를 저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기원측은 인사위에서 오 전 처장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담당자는 “오 전 처장에 대한 부당해고는 해고가 과하다는 것이지 징계사유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사위에서는 결과보고가 통보된 만큼 이를 토대로 논의를 하게 된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노동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 그것을 문제 삼아 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국기원에서는 표적을 정한 인사위 소집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국기원의 인사문제를 봤을 때 이번 인사위에서 오 전 처장의 징계여부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식 원장의 지시로 오 전 처장을 대상으로 한 인사위 소집이 이루어진 만큼 유야무야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기원 전 관계자는 “원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한 상황에서 화합과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끌어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으면 했는데 또 인사문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라며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멀리 본다는 생각으로 국기원을 위해 안정과 화합을 위한 제스쳐를 끝까지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권도로 하나 되는 세상’이라는 표어처럼 국기원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