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회는 공식언어 문제로 포르투갈 대표가 발언을 한 것 이외에는 뚜렷한 논의없이 끝났다. 그러나 올해는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규정 개정과 ITF와의 통합문제 등이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번에도 뚜렷한 결론을 내기보다는 추후 논의라는 임시방편으로 처리된 것은 변함없다.
이번 총회에서 태권도 노래(anthem) 승인, 품새 경기복 도입 결정, 사무국 예산 승인,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덴마크 유치 결정, 선수집행위원 선임 등이 주요 결정사항이다. 그러나 경기규칙 개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경기규칙 개정
이번 총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경기규정 개정은 집행위원회에서부터 격론이 오고갔다. 이번에 개정되는 부분은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유도한다는 대전제위에 진행됐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선수보호에 미온적인 것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강력하게 시행하는 선수보호 중심의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얼굴득점을 3점으로 높이는 부분은 “얼굴공격의 횟수를 늘려 선수를 부상의 위험으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총회에서는 이와는 조금 다른 이유로 경기규칙이 개정되지 못했다. 한국 대표로 나온 양진방 기획이사는 “규정이 지나치게 쉽게 바뀐다”고 지적해 잦은 개정으로 규정의 안정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멕시코 대표는 “규정 11조 2항에 있는 허용부위(permit area)와 12조 1항에 있는 유효부위(legal area)가 중복되는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득점차승제(point gap)도 도마위에 올랐다. 아일랜드 대표는 “두 제도는 득점에서 앞서는 선수가 불필요한 경기를 계속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라며, 이는 “모든 선수에게 공평한 제도”라며, 폐지를 반대했다. 특히 득점차승제의 경우, “뒤집지 못할 경기를 끝까지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의는 득점차승제의 폐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득점상한제는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림픽을 불과 1년을 남기고 규정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아일랜드 대표는 “1년의 경험으로 해당 규정을 판단하는 것은 힘들다”며, 규정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아일랜드 대표는 조정원 총재에게 “규정을 일괄 상정해 통과할 것인지, 각각(case by case)로 처리할 것이냐”고 묻자, 조 총재는 “각각 처리하겠다”고 답변했으나, 논란이 가열되자 처리를 일괄 연기했다. 연맹측은 공식적으로 “이번에 상정된 모든 경기 규정은 통과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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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의민 기술전문위원회 위원장. |
또한 주심부심의 명백한 착오가 있다고 판명되면 득점 또는 승패를 번복할 수 있도록 하려했으나, “경기를 중단시키고 착오를 확인한 후 경기를 계속 진행 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외에도 마우스피스를 의무적 끼도록 했고, 심판의 경우, 하단공격(일명 커트발)과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행위, 소극적인 경기운영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해 주의없이 바로 경고를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경기규정이 개정되지 않았으나, 18일부터 시작된 경기에서는 개정하려던 내용을 적용해 실제 경기에는 대부분이 반영됐다.
▲단증소위원회
대륙연맹 자체단증 발급 문제와 연개된 단증소위원회의 경우 지난해 체결한 9개항의 권고안을 낭독하는 수준에 머물러, 집행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문제는 국가협회와 대륙연맹이 1군 국가(단증을 국가협회를 통해서만 국기원에 접수하는 국가)를 늘리는데 적극적인 협력을 해야 하고, 국기원과 세계연맹은 이에 대해 재정적 지원으로 응답(?)해야 하는 문제로 현실적으로 권고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극히 낮아 앞으로도 자체단증 문제는 계속적으로 세계연맹을 괴롭힐 전망이다.
현재 국기원은 1군 국가 지정 지원을, 대륙연맹은 재정지원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ITF와의 통합문제
이 문제의 발단은 김운용 전 총재의 재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웅 ITF 총재와 김운용 총재는 두 단체의 통합을 통해 IOC에 소속된 경기연맹(IF)을 하나로 통합한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는 김운용 총재의 정치적 발언으로 레토릭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정원 총재가 취임하면서 IOC 위원인 장웅 총재는 자크 로게 위원장을 앞세워 기존의 합의를 이행할 것을 압박했고, 결국 조 총재는 어떤 형태로든 응답해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ITF와 기술통합위원회를 구성해 실무협의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보고 내용은 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우선적으로 기술을 통합한다는 데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대표는 “한 국가에 세계연맹(WTF)과 국제연맹(ITF)이 협회를 반씩 나눠가져야 하느냐”며, 통합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는 현재 최소 100개국 이상이 양 협회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될 경우, 일괄적으로 협회의 지분을 반씩 나누어 가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특히 회원수와 예산, 인지도 등에서 앞서고 있는 세계연맹측이 자신의 지분을 국제연맹에 나누어 줘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 통합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양 협회는 하나의 협회로 통합되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연맹소속 협회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각 국가협회장들은 “(통합이)불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어 이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 보고 과정에서 “연맹이 통합에 적극적이다”는 인상을 받은 일부 국가의 반발이 나온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에서 세계연맹이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줄 경우 국가협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유치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는 IOC 회의와 올림픽조직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덴마크의 코펜하겐(Copenhagen)으로 결정됐다. 코펜하겐으로 결정된 데는 아제르바이잔측의 양보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아제르바이잔 관계자는 “태권도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자진사퇴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림픽 프로그램 투표가 있는 2009년 태권도가 올림픽 프로그램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코펜하겐 대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의 양보로 세계연맹은 다음 투표에서 IOC 위원들에게 태권도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선수 집행위원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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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선수집행위원으로 선임된 아테네 올림픽 67Kg급에서 은메달리스트 프랑스의 마리엥 바베렐(Myriam Baverel) 대표팀 코치 |
태권도에서는 최초로 선수 집행위원이 선임됐다. 총회에 앞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0Kg급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동아대 교수와 역시 아테네에서 67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프랑스 마리엥 바베렐(Myriam Baverel) 대표팀 코치를 선임했다.
이와 관련해 조정원 총재는 22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두 위원은 선수시절 수준높은 기술로 올림픽에서 입상했다”고 말했다. 선수 위원은 앞으로 2년동안 활동하게 된다. 문대성 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위원회 보고
A. 전자호구 특별위원회
이번 보고는 지난 1월 11에서 13일 까지 열린 시연회와 위원회 회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보고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현재 Deado와 Adidas가 1차 시연회 평가를 통과했고 한국스포츠과학연구소(KISS)에서 실험실 평가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여기서 두 회사는 유효한 타격과 유효하지 않은 타격을 구분할 것, 3단계 실제평가(field test)에 앞서 개선된 내용을 보고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통과가 이뤄졌다.
B. 장애인 올림픽
지난해 11월 이태은 감사를 위원장으로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하고, 2012이나 2016년 국제 장애인 올림픽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열린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개막식에서 시범을 보여 찬사를 받았다.
현재 위원회는 오는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 품새경기가 시범종목에 채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남녀 각 6개 부문으로 총 메달수는 36개.
C. 개혁평가위원회
지난해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태국의 방콕에서 열린 개혁평가위원회는 지난 2년여간의 세계연맹의 개혁 노력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여기서는 득점상한제를 폐지해 K.O승의 가능성을 높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선수 보호를 위해 마우스피스를 착용할 것(2007년 1월부터 시행)을 권고했다.
이외에도 경기장 축소(현행 10m×10m), 심판교육 개선, 고난이도 기술 사용 유도, 선수의 체격에 맞는 몸통보호대 사용, 선수보호를 위해 무릎(knee)보호대의 도입, 득점상한제의 폐지, 겨루기 규정의 한국어판과 영어판이 서로 의미가 다른 것을 전문 번역가를 통해 의미를 통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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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시작전인 17일 심판들에 대한 연수가 있었다. 이날 연수는 바뀌는 경기규칙을 반영했으나, 막상 규칙이 총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일부 매끄럽지 못한 판정이 있었다. |
▲태권도 노래 도입
지난 4월 5일 연맹 사무국에서 심사한 태권도 노래(anthem)가 총회에 상정되 통과 됐다. 한국의 이우창씨가 작곡한 이 곡은 앞으로 세계연맹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와 오는 태권도의 날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품새경기복 도입
새로운 도복의 도입은 이미 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이다. 지난 2005년 11월 조정원 총재의 지시로 시작된 특별위원회는 2년여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품새경기복의 디자인을 완성하고, 새로운 엠블렘도 도안했다.
이미 지난 3월 5일 열린 부총재단 회의를 통과한 이 안건은 집행위원회 상정없이 총회에 상정할 수 있는 안건이지만, 사무국은 집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렸다. 집행위원회에서 디자인과 관련해 일부 집행위원의 반발이 있었으나, 안건은 통과됐다.
총회에서는 품새경기복을 입은 모습을 시연했고,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http://www.tkdcnn.com/news/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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