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태권도인들간의 경쟁으로 뜨거운 관심속에 오는 29일 열리는 ‘제27대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가 과열과 혼탁양상을 뛰어넘어 상상하지도 못할 선거방해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정선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일 후보자 등록 마감에 따라 현재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후보는 조영기 상임고문, 이승완 상임고문 겸 이사, 이현부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3명의 태권도인간 경쟁으로 치러진다.
통합태권도협회 출범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보선 회장 선출에 3명의 태권도인들이 입후보 함에 따라 후보자 등록의 기본 자격요건인 대의원 5인 추천부터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진 이번 선거는 최근 모 후보에게 다른 후보자 진영의 소속 기자와 측근들이 불출마를 종용하고, 후보자 사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선거방해 공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 공고 직후 모 대의원은 KTA에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며 선관위 구성이 필요함을 지적해 선거공고가 나간 이후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는 KTA의 미숙한 선거관리능력이 지적됐으며, 선관위 구성 이후에는 선관위가 후보자 등록 기간 동안 등록처인 KTA 사무국에 상주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며 선관위의 관리, 감독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후보자 등록 마감 직후 열린 후보자 적격 여부 심의에는 일부 후보자의 대의원 추천서가 임의로 변경, 취소 됐다는 것과 사무국에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 후보가 대의원 추천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봉, 위원 서완석, 홍승해)만 확인하고 전무이사, 사무국장을 비롯한 사무국 직원이 일체 볼 수 없도록 밀봉하는 것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당시 대의원 추천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모 후보자 진영에서 일부 대의원의 개인 치부를 빌미로 공갈과 협박 등을 통해 추천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어 KTA 회장 선거가 과열, 혼탁양상으로 치닫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KTA 선거관리위원회 이봉 위원장은 “협회에서 선관위가 역사상 처음으로 구성되다 보니 말들이 많은 것 같다. 선관위가 상근하는 것도 아니고, 상시 구성되어 있는 조직도 아니다. 대한체육회의 회장 선거관리규정과 우리 협회의 임원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선거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지 우리가 조사권이 있어 후보자들의 부정행위를 조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선관위에 후보자들의 부정행위 사례도 접수된 사실이 없다”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한다고 하니 우리는 후보자들 모두 같은 태권도인들이고 또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갈등없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거가 진행되기를 도울 뿐이다. 후보자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으로 믿는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선거일 전까지 선관위 회의가 남아있으니 규정 명시되어 있지 않는 문제의 경우 대한체육회의 유권해석을 받아 준비해 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선거는 대의원들의 권한인 만큼 논란 소지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총회에서 대의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 대의원들 뜻에 따라 선거를 치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후보자 추천서와 별개로 최근에는 모 후보자가 “타 후보 진영 소속 기자와 측근들로부터 회장 선거 불출마 종용과 후보자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밝혀 이번 선거가 과열, 혼탁 양상을 넘어 선거방해로 인한 부정선거로 치닫고 있음이 들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모 후보자는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타 후보자가 전에 근무했던 언론사 소속 모 기자가 자신에게 전화로 “원로들이 나선다는데 왜 출마를 하느냐?”, “출마 의사를 포기해라”고 협박성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또 타 후보자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부터는 “후보자 사퇴하고 우리를 지지해라”는 등의 압력을 받은 사실도 있음을 인정했다.
일부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측근들이 금전을 걷어 해당 후보의 선거운동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들의 만남 과정에 사용되는 경비로 사용하기 위함이라지만 금권선거라는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높다.
이 같은 행위들로 인해 현재 KTA 회장 선거는 부정선거로 변질될 우려에 놓여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선거의 승패에 따라 법적소송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어놓고 있는 상태로, 자칫 태권도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A를 떠나 전체 태권도를 위기에 빠트릴 수 도 있는 이번 회장 선거에 키를 쥐고 있는 21명 대의원들이 어떠한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