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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대학교 태권도외교과 김상천 학과장과 태권도부 소속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2017년 새해 다짐을 하고 있다. |
경민대학교가 미래의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사학(私學)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종주국 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어느 학교에 비해 뒤처지지 않고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태권도 인재 양성 및 발굴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경민대학교(총장 이연신)는 지난 2000년 태권도외교과를 개설하고 현재까지 태권도계 인재육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2005년부터는 경제적 환경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태권도인들을 위해 산업체특별전형을 설치해 많은 태권도인들에게 학업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 2003년부터는 ‘경민대학 학장배 태권도대회’를 개최해 본교가 위치한 의정부 지역 태권도 활성화게 기여해 왔다.
2011년에는 ‘경민대학교 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로 승격해 대회를 운영해 경기북부 지역의 태권도 인구증가 및 보급확대에 기여했다.
경민대는 2011년 태권도 선수의 육성 및 발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겨루기 선수부(감독 김병기)를 창단해 체육특기생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민대는 단순히 현재의 인재 육성을 위해 비장애인 엘리트 선수들만을 지원하는 다른 학교들과 달리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2017년 농아인.지체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전’에서는 경민대 2학년에 재학중인 이홍석 선수가 -58kg에 출전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2017년도는 2017 터키 삼순 농아인올림픽이 있는 해라 그 어느 때보다 국가대표 선발이 갖는 의미가 크다.
이홍석 선수가 경민대에 입학하게 된 배경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남고 출신인 이홍석 선수는 고교 2학년 시절 태권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청각장애인 특별전형이 있는 한국체육대학교의 입학을 고려했지만, 이홍석이 택한 것은 한체대가 아닌 경민대였다.
경민대 김병기 감독 역시 이홍석 선수가 경민대 진학에 대한 상담을 하자 “집도 가까운 한체대가 편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홍석은 경민대 진학의지가 확고했다.
고교시절부터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하고 학교생활을 한 이홍석의 입장에서는 함께 어울리고 같이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진 경민대의 진학이 자신을 위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김 감독은 “홍석이가 경민대 진학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시절 우리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서 친분도 쌓았고, 우리 학교의 경우 홍석이를 장애인부 대회에만 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반 선수들과 똑같이 엘리트 대회에 출전시킨다”면서 “그게 홍석이를 위해 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장애인부 대회는 횟수도 적고 참가인원도 많지 않아 한창 실전경험을 쌓아야 하는 홍석이 입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선수들과 겨뤄 경험을 체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국방부장관기와 대학연맹회장기에 출전해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했다. 비장애인과 실전경험을 제외하면 격차도 거의 없는 상태다. 성적을 떠나 홍석이 입장에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홍석은 지난 2015년 대만에서 열린 ‘2017 타오위안 아시아태평양농아인경기대회’에 처음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첫 출전한 국제대회지만 이홍석은 침착하게 경기에 임해 강국 이란과 중국의 견제속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현재 저희 학교 선수부는 남자 6명 여자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학생이 4명인데 우리 학교 태권도를 담당하시는 김원섭, 김상천, 김용옥 교수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홍석이도 장학생으로 선발할 수 있었다”면서 “다른 학교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비장애인과 장애인 선수들끼리 잘 어울리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텃새도 있고 해서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홍석이랑 형제라도 의심될 만큼 잘 지낸다. 그래서 홍석이도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선후배들과 어울리려 하고 있다.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큰 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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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대학교 태권도부 김병기 감독(좌)과 2017 농아인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홍석(우) 선수 |
김 감독은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선수 육성에도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9 타이베이 농아인올림픽과 2013 소피아 농아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대호를 어린시절부터 지도했으며, 경민대 졸업생으로 국가대표 선수출신인 최성규 또한 김 감독이 발굴해 국가대표로 육성한 케이스다.
이홍석의 경우 하남고 최성원 감독이 발굴해 경민대에서 김 감독이 육성을 맞고 있다.
경민대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활약도 꾸준하다. 최성규와 이홍석 두 선수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도 대표로 선발해 경기도가 종합우승, 준우승 등 상위권의 성적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다.
김 감독은 선수 육성과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아시아태평양농아인경기대회 등에 지도자로 출전해 목표 이상의 성적도 거뒀다.
올해 경민대의 목표는 이홍석의 올림픽 출전과 더불어 경민대 태권도부의 전국대회 종합우승이다.
김 감독은 “농아인 올림픽의 경우 아직 선수들의 출전체급이나 이런 것들이 결정되지 않았다. 출전 선수층이 얇아 경기가 성립되지 않는 체급도 있고 해서 그렇다고 알고 있다”면서 “우선 홍석이가 국가대표가 돼서 체급 결정을 떠나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시키려 하고 있다. 국가대표 강화훈련이 시작되면 그때 국가대표 지도자들이 맡아서 잘 해줄 것으로 믿지만 그 전까지 체력과 기술 등을 더 연마하고 실전경험을 쌓게 해 좋은 컨디션으로 국가대표 강화훈련에 참가하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나와 아이들을 믿고 지속적으로 관심과 지원을 보내준 학교와 우리 교수님들께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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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대학교 태권도부 김병기 감독이 동계기간을 맞아 경민대학교 체육관에서 훈련중인 태권도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