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3월 초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정부에서도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전국 태권도장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태권도협회, 시군구태권도협회는 회원도장에게 휴관을 권고하고 있고, 대한태권도협회는 각종 대회와 국내 심사를 전면중단하는 등 태권도장과 대회 및 심사 현장에서 코로나 접촉자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몇몇 시도는 이를 간과하고 수백여명이 참가하는 교육 및 심사 등을 진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새로 들어서자 일선 도장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수련인이 절반이상 그만두는가 하면,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줄이기 위해 휴관하는 도장도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여파가 지속된다면 대부분의 도장이 휴관이 아닌 폐관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도장지원TF팀을 구성해 일선 도장 지원 정책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장의 경영난을 극복하거나 타계하기 위한 금전적 지원은 불가능한 형편이라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선 도장 관장들은 각종 SNS를 통해 금전적 지원이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을 하고 있고, 심지어 경영난으로 울분을 토로하는 관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도장의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범들 역시 갑작스레 직장을 잃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휴관을 결정한 도장의 경우 유급휴가로 처리하기에는 임대료에 인건비까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태이며, 무급휴가로 처리하기에는 사범들이 당장 먹고살길이 막막해 버티기 어렵다.
대한태권도협회는 향후 심사수수료를 인하하는 정책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관장들이 체감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협회 등이 회원들을 옥죄고 있던 심사권한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기원은 해외 사범들에게 심사추천권뿐만 아니라 심사집행권까지 함께 인정해주고 있다. 국기원 사범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해외 사범들은 최대 7단까지 직접 자신이 심사를 집행하고 합격여부를 국기원에 보고해 단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단증 발급처인 국기원의 심사발급수수료에 대한태권도협회 심사추천료, 시도협회 심사집행료가 더해지면서 일선 도장의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어 수년전부터 비상싱적이고 비효율적인 심사유통제도를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일선 도장의 요구는 심사발급처인 국기원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형평성에 맞도록 직접 사범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지도자들에게 심사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와 같이 국내도 자신이 운영하고, 가르친 도장에서 직접 심사를 집행하고 합격유무를 국기원에 보고해 단증발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
국기원도 국내외 사범지도자 자격취득자들의 심사집행권한을 동일하게 인정하려고 계획도 했었지만, 국내의 경우 주수입원이 심사수익금인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태권도협회의 눈치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태권도는 유난히 다른 체육단체와 달리 폐쇄적인 집단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심사비가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연간 대한태권도협회의 심사수익금은 약 100억원, 시도협회의 경우 규모에 따라 차등은 있지만, 많게는 40억에서 적게는 10억원의 심사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위단체의 큰 지원 없이도 심사수익금만으로 충분히 단체를 운영할 수 있다보니, 프로종목들을 제외하고 태권도 종목은 체육단체 중 가장 재정안정성이 높은 단체로 평가된다.
다른 체육단체의 경우 임원이 무보수 명예직이 사명이자 의무인 반면, 태권도는 막대한 심사수익금을 바탕으로 임원들의 급여와 활동비,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다보니, 속된 말로 ‘알짜배기’로 치부된다.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일선 도장에서 직접 심사를 집행하고, 추천해 국기원으로부터 1대 1 시스템으로 단증을 발급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야 한다.
태권도는 2000년 이후 약 20년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왔다. 국기원을 비롯해 대한태권도협회, 시도태권도협회 할 것 없이 횡령과 배임 등으로 일부 임직원들이 법의 심판을 받았고, 주기적으로 권력을 잡은 측과 못잡은 측으로 나눠 고소·고발이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바로 ‘돈’에 있다. 심사수익금이 부정과 비리의 원천인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는 태권도의 근간인 일선 도장들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 일선 도장이 없다면 시도협회와 대한태권도협회도 존재의 의미가 없게 된다.
일선 도장을 살리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http://www.tkdcnn.com/news/6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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